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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와인 lover 인터뷰입니다. 그들의 철학 속에 와인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와인으로 친구를 얻은 아나운서, 정은아.
와인으로 친구를 얻은 아나운서, 정은아. 2014-04-23



와인으로 친구를 얻은 아나운서, 정은아.

정은아 아나운서가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여유있게 약속장소에 들어왔다. 검은색 옷을 단정하게 입은 그녀의 모습에는 자기의 개성과 깔끔함이 느껴졌다. “요새 와인은 자주 드시나요?” 뻔한 질문에 와인은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아주 적은 양을 마신단다. 자기 관리를 위해 술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한 5년전부터 와인을 조금씩 알게되어 마시고 있는 중이란다. 특히 와인을 좋아하는 후배들이 있어 함께 뭉치는데 각자 와인을 준비해 집에서 음식과 더불어 마신다고 했다. 정은아씨는 와인보다 음식에 일찍부터 관심이 있어 유명 쉐프에게 요리 지도도 받았고 좋은 음식점도 찾아 다닌단다. 특별히 음식과 더불어 마신 와인을 기억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두 개의 와인을 확실하게 말해 주었다. 첫 기억은 크뤼그(Krug) 샴페인. 일반적으로 샴페인은 섬세하고 가볍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주 작은 강남의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마신 Krug는 이 기존 관념을 바꿔 주었단다. “정말 놀랐습니다. 샴페인이 이런 맛도 낼 수 있구나 하고, 그래서 처음으로 한 병을 더 주문해서 마셨습니다. 그때 모두들 좋아했습니다.” 사실 Krug는 동 페리뇽보다 비싼 샴페인이고 맛은 남성적인 파워가 느껴지는 명품 샴페인이다. 이런 파워는 일반 샴페인들이 스테인리스 통이나 큰 오크 통에서 양조를 하는 반면 전통적으로 작은 오크 통에서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개성이 강한 샴페인이 된다.아마도 성격이 분명한 정은아씨가 특히 좋아할 만한 샴페인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정은아씨 왈 <저의 집 와인 냉장고에 90년산 Krug한 병이 있어요. 90년이 제 입사연도라 언제 기념하려고요>. 두번째 기억은 일본의 레스토랑에서 였단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던 정은아씨가 일본의 어느 레스토랑에서 로마의 고대요리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남편과 함께 갔었고 그 곳에서 음식과 함께 추천받은 와인이 사시카이아(Sassicaia)였단다. 이탈리아 볼게리지방에서 생산되는 카베르네소비뇽 100%로 만든 명품 와인이다. 물론 정은아씨가 알고마신 것은 아니었다는데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독특해 아마 와인이 없었다면 음식을 끝까지 못 먹었을 거란다. 그 당시 그 생소한 음식을 그래도 마칠 수 있게 도와준 와인이었기에 지금까지 강하게 기억한단다.

요즘에는 혼자서도 가끔 와인을 즐기는데 그 만큼 와인과 친숙해졌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좀 달랐다. 자신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러다 보니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시간이 점점 준단다. 이때마다 자신의 고독함을 조금 달래줄 수 있는 동료로 사람이 아닌 와인이 가끔 되어 준다는 것. 와인의 향기가, 와인의 그윽한 맛이 그녀의 내면을 좀더 깊이있게 파고 들게 도와주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았다사실 그녀는 와인을 혼자 마시는 경우보다는 주변 후배들과 판을 만들어 다양한 와인들을 경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람들이 꼬이고 그들과 와인을 매개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단다. 와인으로부터 친구들을 얻게된 것이다. 고독에서 와인을 나눔으로써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정말 와인의 미덕중 하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 정은아씨는 직업상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하고 그들과 대담하면서 자연스럽게 의미있고 균형있는 진행을 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을 20년정도 겪으면서 정은아씨는 각 사람들마다 그 나름대로 의미와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단다. 그래서 많이 겸손해진다는데 우리가 무엇을 제대로 알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고급 와인을 많이 선호하지만 와인을 다양하게 오랫동안 접해보면 모든 와인들은 그 나름대로 특징과 가치가 있음을 알게된다. 그래서 비록 싸거나 무명의 와인이라 할지라도 그 앞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필자가 와인을 20년 정도 접하면서 얻은 생각들을 정은아씨는 사람을 통해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간이나 와인이나 전제 조건은 있는 것 같다. 자라는 환경이 좋아야 하고 그 상태에서 가식적이지 않으며 자신의 모양 꼴대로 정직하게 노력해야 된다는 것. 그래야 보다 제대로 된 중요한 가치를 가진 명품 와인도 명품 인간도 만들어 지는 것 아닐까? 정은아씨는 자신이 과거에 많이 네모졌었다고 이야기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의 모양 꼴은 아마도 타인들이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타원이든 원이든 변해가고 있다는것. 그리고 그 변하는 모양 꼴에 와인이 한몫하고 있다는 생각이 이야기를 나누며 들었다. 정은아씨를 만나기 전 필자는 무슨 와인을 준비할까 고민을 했었고 결국 자신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부르곤뉴 피노누아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녀의 여성스러움을 존중해 부드러움과 향기로움이 깊숙하게 내제된 Vosne Romanee 2005년산 <Les Suchots>를 준비했다. 더불어 깔끔한 노르웨이 탄산수 Voss한 병과 바쁜 시간 중에 그녀가 내준 시간이 고마워 예쁜 주안상(?)도 준비했었다. 우리의 와인 대담이 모두 끝나고 일어서며 그녀가 필자에게 말했다. <오늘 와인이 참 정직했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며 짧은 문자를 하나 보내왔다. <오늘 정중하게 맞이해주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쿠키 참 맛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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