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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와인 lover 인터뷰입니다. 그들의 철학 속에 와인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삶 속 와인을 즐기는 솔 오페라 단장, 이소영
삶 속 와인을 즐기는 솔 오페라 단장, 이소영 2014-04-23


삶 속 와인을 즐기는 솔 오페라 단장, 이소영 

어쩌면 와인에 중독되어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와인 대담을 하기 위해 서로 마주앉자마자 필자에게 한 말이다. 어느 정도 마시는 가에 대한 질문에는 거의 매일 마신단다. 내친김에 양도 물었더니 다행이(?) 필자보다는 적어 안심이 되었다. 선이 분명하고 큰 눈을 갖고 있는 이소영 단장은 이탈리아에서 8년 정도 음악 공부를 했다. “남편과 신혼여행을 유학으로 갔어요. 처음 밀라노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베로나로 옮겨 5년 이상을 그 곳에서 머물며 음악 공부를 했지요피아노와 성악을 전공한 이소영 단장은 90년대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와인과 접하게 되었다고. “와인과 음식은 그 곳 사람들의 생활이잖아요특별히 기억하는 와인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 저는 와인을 공부한다던가 와이너리를 방문한 적은 없어요. 단지 아는 친구가 포도원을 해서 그 근처까지는 놀러 갔었지만 와인 셀러를 방문하지는 못했어요. 그저 타국 생활이 많이 외로우니까 저녁마다 주변에 있는 한국사람들과 어울려 파티를 열면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마신 거지요

이탈리아에서 만난 와인들, 이소영 단장은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거의 이탈리아 와인만 마셨단다. 이유는 지역별로 개성 있는 와인들이 생산되고 가격이 저렴해서 자주 마실 수 있었다고. 초창기 밀라노에 있을 때는 스푸만테(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와 보띠치노 등등 롬바르디아 지역 와인을 많이 마셨단다. 그러다 좀더 여유 있게 와인을 즐기게 된 것은 베네토 지방의 베로나로 이사오면서. 주말이면 포도밭이 언덕을 이루고 있는 가르다(Garda)호수 근처로 피크닉을 나가곤 했는데 필수 준비물(, 접 이식 의자, , 치즈 그리고 와인) 중 하나가 와인이었단다. 트랜티노 지방에서 나오는 트렌티노(Trentino) 와인, 소아(Soave) 화이트 와인, 베네또 지방의 풍미가 있는 발폴리첼라(Valpolicella) 와인들과 더불어 대자연의 한가운데서 한가로움을 즐겼다는데.. 이렇게 한데는 물론 자신의 의지도 있지만 주말에는 법적으로 음악 연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외부로 나 가야만했던 것. 어쩌면 반복되는 일상과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낮 설음에 피크닉에서의 와인은 분명 위안을 주었던 것 같다. 다른 기억은 이 지방에 있으면서 와인을 만드는 할아버지 집에 부부가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지역에 내린 눈 때문에 고생하며 언덕길을 올라갔던 일, 그리고 그 집의 따뜻했던 벽난로가 선명한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분이 주셨던 와인이 참 좋았었다고 회고 한다. 좀 단맛이 있었다니 아마로네 와인이 아니었나 필자는 생각한다.

 

와인과 음악, 보통 예술가들이 와인을 대부분 좋아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답으로 예술가들의 평범하지 않은 성격을 들었다. “외골수잖아요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어렵고 창조해야 하는 직업인데 거기다 변덕스럽기까지 하니.. 와인 또한 숙성에 따라 다양한(변덕스런?) 향과 맛을 보여주니 서로 딱 맞는 것이지요그리고는 좀더 구체적으로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다른 느낌의 곡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와인도 같은 품종으로 만들지만 지역과 만드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잖아요. 그러니 예술가들이 좋아하지요.” 예술가들과 와인의 공통점 중 하나인 다양성 때문에 와인에 끌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어쨌든 필자가 와인 여행을 하다 보면 예술가를 능가하는 괴팍한 성격의 와인 메이커들도 만나게 된다. 허나 그들이 괴팍한 와인을 만들지는 않지만 다른 와인과 구별되는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들곤 한다. 사실 깊이나 철학, 독창성에서 예술 작품과 다를 것은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와인의 취향, 그리고 유혹, 이소영 단장이 선호하는 와인은 토양 향기가 가득한 것. “이 때문에 이탈리아 와인을 많이 좋아하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좋아하는 와인이 생겼어요. 바로 Chateauneuf du Pape와인이에요이 지역와인의 무엇이 본인을 매료시켰냐는 질문에 부드럽지 않고 거친 맛이 살아 있어서 좋아요보통 여성들이 선호하는 와인은 아닌데 아마도 많은 와인을 접한 이소영 단장이 개성이 강하면서 묵직한 그러면서 다양한 맛을 연출하는 이 와인에 끌렸나 보다. 이소영 단장은 자신이 가장 와인을 즐기고 싶은 시간이 바로 공연을 마치고 라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어느 것에 집중했다가 그것이 마무리되는 순간 느껴지는 공허감. 저는 그때 가장 혼자 있고 싶고 그 장소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한 사람과 와인 한 잔인데...... 아마 이때 가장 와인에 대해 유혹이 강한 것 같아요공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고 공연이 끝났을 때 결과에 상관없이 밀려오는 허탈 내지는 공허함을 채워주고 정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은데 우선 직원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힘들단다. “제작자는요 연주가와는 입장이 다르거든요” 

Wine Matching for her, 필자가 준비한 와인은 이탈리아 최고의 스파클링, Ca’del Bosco Cuvee Prestige (샤르도네 75%, 피노 비앙코 10%, 피노네로15%). 처음 이소영 단장이 도착했던 밀라노 북쪽에 자리잡은 Franciacorta는 이태리의 최고급 스파클링 생산 지역이다. 비평가들이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대 와인에 선정했고 최고 등급인 DOCG를 받은 곳이다. 병 속에서 28개월 동안 숙성해 색이 좀 더 진하고 이를 16세기 양식의 병모양에 담아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끌어 냈다. 토스트 향과 흰색 과일 향이 주류를 이루며 균형 잡힌 맛에서 우아함을 느낄 수 있으며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나 마셔도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소영 단장이 첫 잔을 들이키며 와우~ 아주 상큼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오늘 좀 피곤한 일들이 많았거든요우리는 와인 이야기를 나누며 한 병을 모두 비웠다. 그녀가 말했다 제게 와인은 쉼표와 같은 거예요. 음악에는 숨표와 쉼표가 있는데 이것이 전체 흐름에서 정말 중요하거든요. 예술을 하면서, 와인을 마시면서 저는 쉼표의 시간을 갖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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