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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Ch.Larrivet Haut Brion 2011 Mascarello 2009
Ch.Larrivet Haut Brion 2011 Mascarello 2009 2016-11-27


지인과 오래간만에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늘 하던 것처럼 와인 샾에 들려 마실 와인을 두 병 골랐다. 새벽집에서 고기를 먹으며 마실 와인.. Chateau Larrivet Haut Brion 2011이 눈에 띄었다. 가격도 적당하고 지금 마시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으면서 무엇보다 다른 와인을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왔다. 두번째 와인은 이탈리아 Barbera D'Alba, 2009, 명가인 Mascarello 에서 만든 와인으로 자연스런 맛을 최대한 잘 뽑아낸 와인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고기 굽는 것을 좋아하는 지인은 두 점 올려 놓고 숫불의 온도가 적당하도록 조절한다. 그리고 최상의 시점이 되면 이야기를 하다가도 중단하고 먹어야 한다. 지인은 이런 집중속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나로써는 더할나위 없는 축복이다. 물론 와인은 나의 책임, 라리베 오브리옹은 페싹 지역의 그랑 크뤼인데 아주 잘 만든 와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10년 전에는 몰랐는데 그 동안 샤또엔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포도밭이 최고의 시점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향이 잘 안 올라와 조금 기다리니 보르도의 연약한 여인의 모습같은 그런 향기가 서서히 올라 왔다. 맛은 적당한 입감과 균형 그리고 무엇보다 과하지 않은 타닌과 알코올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89~90 정도 이 와인을 천천히 다 마시고 끝날때 쯤 마스카렐로를 오픈했다. 이전에 집 셀러에 있던 것을 오랜만에 오픈 했었는데 머리 뒷까지 느껴지는 강렬함에 이 와인의 진가를 실감했었다. 첫 향이 좋았다. 좀전의 보르도를 모두 잊을 만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갔다. 산미와 오래 된 타닌 맛, 그러나 아직 충분히 숙성되지 않아 무궁한 포텐셜을 갖고 있는 그런 맛. 덮여 있는 막을 뚫고 나올 정도의 날카로움이 아직 느껴지지 않았지만 깊은 웅덩이를 들어다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그런...... 여기에 잘 구은 고기 한 점, 주인이 지인만 가면 내주는 특별 부위인데 이름은 들었지만 발설하지 않는 조건이라 그냥 최고 부위란 정도로... 질감과 고소함이 잘 살아 있는 고기에 산미가 저 밑 침샘까지 자극하는 와인 한잔은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 그렇게 그 날 밤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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