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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혼술
혼술 2017-03-09

꿈같은 일주일이 지나갔다. 몇 개월 전부터  갑작스런 병으로 고생하던 형님이 세상과 작별을 한 것. 지난 3월1일이었는데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나는 전날 와인을 한병 오픈해 천천히 마시면서 형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었다. 어린시절 가끔 활쏘기를 했던 기억과 함께 딸기를 서리해 먹던 일, 책을 많이 읽은 형 덕분에 나도 방 이곳저곳에 돌아다니던 갈매기란 소설을 국민학교 6학년때 처음 접했던 기억. 그리고 유학시절 형이 보내 준 한 통의 편지엔 네가 어려울 때 남들도 다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위로해 준적이 있다. 형제와 단절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친하게 지냈던 그렇지 못했던 간에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은 .... 그날 혼자 반 병의 와인을 마시고 나름대로 형에대한 생각을 정리했었는데 그 다음날 병문안 갔을 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는데 매일 주물러 드리던 손발이 차겁고 딱딱해 진 모습을 보고 이것이 죽음이구나 실감했었다. 형은 화장하고 수목장에 안치했는데 장례를 마치고 친구가 위로해 준다며 저녁을 함께 했었다. 와인도 두 병 마셨는데 피곤함 때문인지 그 동안 쌓였던 장속의 모든 물질들을 밖으로 배출하고서야 몸에 안정을 찾았다. 형과의 인연은 화장을 하는 순간 꿈처럼 사라져 가는 느낌을 가졌다. 다행인것은 돌아가시기 전날 나 나름대로 정리를 할 수 있었고 그런 마음을 이끌어 내는데 반병 혼술이 도움이 되었다. 삶은 정말 덧 없는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변할 수 없는 진리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좋은지....어떻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 좋은지 .... 생각하게 하는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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