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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Chianti 2009 magnum
Chianti 2009 magnum 2017-06-05


좋은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끈기를 요하는 일이다. 지인이 힘든 일을 격은지 4주가 되었다. 혼자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그런대로 잘 견디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지인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지인의 의도는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었고 나는 그 공간에서 지인이 어떻게 잘 추스리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와인 두병을 즐겁게 마셨는데 그 중하나가 Pontet Canet 2006이었다. 유기농법으로 만든 이 와인은 깊이 있는 향과 맛을 보여주었다. 다만 2006년이란 빈티지가 활짝 열린 맛을 보여주지 못해 좀 아쉽기는 했다. 저녁 햇살이 길게 늘어질 때쯤, 우리는 몇 년 전 내가 선물한 와인(Chianti 2009 Magnum)을 들고 지인의 친구 까페로 갔다. 시원한 바람이 오가는 야외에서 와인을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정리 같은 것, 키안티 와인은 사실 평범한 와인인데 8년이 지난 상태에서 마시니 감회가 새로웠다. 신맛이 약간 느껴지지만 가볍게 균형을 이루는 맛, 편안한 와인, 선명한 달과 금성이 반짝이는 분위기에서 마시기엔 부담이 없는.... 그런 와인이었다. 아직 지인은 마음의 평온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방향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존재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결국엔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으니 매시간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을 마시며 향과 맛이 목으로 넘어가며 감성을 터치하듯 그렇게 살아 있는 것이....  

지인의 친구 모습이 좋았다. 열린 마음과 단순한 생각, 아마 이런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어려운 시간을 가졌을 것이란 생각이들었다. 좋은 친구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적인 관계는 연인의 관계보다 깊고 오래 간다. 세월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현명함이라 생각한다. 불같은 사랑은 깊숙한 곳에서 화석이 되고 그 이미지만이 영원히 살아남는 것. 견고함, 이제 그것을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기를 지인에게 희망해 본다. 인간의 관계에서 보다 고양된, 그래서 아름다운 어떤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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