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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Volnay VV Pinot Noir & Caviar
Volnay VV Pinot Noir & Caviar 2017-06-07



오랜만에 반가운 비가 내리던 어제 저녁 지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또 다른 지인과 저녁을 함께하기로 했던 것. 나는 집 셀러에서 Volnay, VV 2014 Joseph Voillot를 한병들고 갔다. 첫 식사를 하기 전 지인이 가져 온 벨루가 캐비어 한통을 꺼냈다. 빵을 좀 구어 달라고 부탁해 스푼으로 하나씩 퍼서 빵에 올려 한입에 먹으니 캐비어의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히 퍼졌다.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을 함께 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가져간 와인을 오픈한 상태라 함께 마셔보았는데 서로 맛이 상충하지는 않았다. 피노는 피노대로, 캐비어는 캐비어 대로 미각을 돋구었다. 다만 잔에 약간의 비린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인상을 찡그릴 정도는 아니었다. 한통에 40만원하는 캐비어를 한입에 듬뿍 먹는 사치를 한번 부려 본 것. 헌데 식사가 끝날 무렵 레스토랑 지인의 셰프 남편이 도착해 마침 캐비어가 선물로 들어 왔다고 카나페를 만들어 오겠다고 했다. 그리곤 잠시 후 근사하게 한접시 내왔는데 호사가 겹치는 날이었다. 쌍세르 와인 한병을 오픈해서 기분좋게 함께 즐겼다. 이런날도 있으니..... 빗속을 걸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어제 여행을 간다는 지인의 말이 생각났다.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여행이었을 텐데 과연 떠난건지 .... 아니 조만간이란 문자가 방금 도착했다. 하긴 비가 오니.... 어제 함께 봤으면 캐비어 같이 먹으며 잠깐의 즐거움을 가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순리대로 흐르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정말 지루하고 어려울 때가 많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저 기다릴 수 밖에....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고 서서히 찬기운이 느껴지면 새로운 봄날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난 벌써 30개월을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온몸으로.... 지인이 떠나기 전, 집에서 따뜻한 밥을 한번 해 줬으면 좋겠다. 옛날 프랑스에서 한국인들이 떠날 때 집으로 불러 밥을 먹여 보낸적이 여러번 있다. 나도 낮선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받은 따뜻한 한끼에 대한 고마움이 얼마나 큰지 경험한 적이 있는지라...  어쨋든 지인의 지치고 상처나고 그래서 방향마저 잃은 삶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이곳에서든 아님 지인이 떠나고 싶은 남쪽 나라 어느 곳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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