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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Clos de Tart
Clos de Tart 2017-11-27

억만 장자가 사랑한 와인, Clos de Tart(끌로 드 따)

지난 달 말, 부르고뉴 33개 그랑 크뤼 중 하나인 끌로 드 따(Clos de Tart) 포도 밭이 프랑스 억만장자, 프랑스와 삐노(Francois Pinault)에게 팔렸다( 250million 유로 정도로 추정). 그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보르도의 샤또 라뚜르(Ch Latour)를 소유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끌로 드 따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또 다른 그랑 크뤼, 끌로 데 람브레이(Clos des Lambrays)의 소유주는 프랑스 최고의 와인 샤또들((Ch. d'Yquem, Ch. Cheval Blanc, 등등)과 명품 회사를 갖고 있는 LVMH 그룹의 회장, 베르나 아르노(Bernard Arnault). 두 거대 억만장자가 서로 이웃하며 와인을 만드는 경쟁자(?)가 되었다는 것. 부자의 마음을 움직인 끌로 드 따의 매력은 무엇인지 필자가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어 봤다.


끌로는 오래 전 수도원 소유의 포도밭을 돌담을 쌓아 경계를 표시한 것인데 현재는 넓은 의미로 포도밭을 의미하기도 한다. 끌 드 따는 총 7.53헥타르 부르고뉴 황금의 언덕(Côte D’Or)의 북쪽 부분에 해당하는 꼬뜨 드 뉘에 위치한 모레이 생 드니(Morey Saint Denis)에 있다. 마을은 30분 정도면 다 둘러 볼 수 있는 크기지만 기라성 같은 그랑 크뤼 포도밭은 4(위에서 언급한 두 개와 끌로 생드니 Clos Saint-Denis, 끌로 들라 로슈 Clos de la Roche)가 있다. 좀더 자세하게 드려다 보면 남쪽 경계부분 일부가 샹볼 뮤지니의 그랑 크뤼, 본 마(Bonnes Mares) 포도밭에 약간 포함되어 있다.


1142년부터 존재했던 끌로 드 따의 초기 이름은 « Climat de la Forge »였으나 1184년 씨또 수도회의 노트르담 드 따(Notre Dame de Tart) 수도원의 소유가 되면서 이름을 변경했다. 이곳의 수도사들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와인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끌로는 1791   일반인에게 매각 되었다가 1932년 보졸래 지역의 유명 와인거상 모메쌍(Mommessin) 가문 설립자의 손자인 앙리 모메쌍이 구입했다. 그 후 1936~1937년에 걸쳐 부르고뉴에서 그랑 크뤼 등급체계가 최초로 이루어졌고 1939년 끌로 드 따 포도밭이 등급에 합류하게 되면서 와인 명성의 길을 열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80년대까지 합당한 명성을 얻지는 못했었다. 전환의 계기는 1996, 이곳의 디렉터로 실뱅 삐띠오(Sylvain Pitiot: 부르고뉴 와인 지역을 가장 상세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한 책, Les vins de Bourgogne의 저자이면서 양조가)를 영입하면서 이루어졌다. 실뱅의 지나칠 정도로 섬세한 양조방식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수도사들이 최고의 미사 주를 만들기 위해 가꾸었던 포도밭에 스며든 정성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와인은 가장 유명하고 가치 있는 부르고뉴 와인 대열에 끼게 되었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필자는 오래 전 끌로 드 따를 방문 했을 때 실뱅씨가 설명해준 포도밭과 와인 시음을 잊을 수가 없다. 실뱅씨는토양은 석회질 점토와 돌들이 섞여 있어요. 경사가 심해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포도나무를 수평으로 심었지요. 포도밭을 여섯 구역으로 나누어 수확하고 양조도 서로 분리해서 합니다이유는 포도밭 위부분과 중간, 아래 부분의 토양 구성이 달라 포도 맛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하 3층까지 마련된 오크 통엔 각 구역에서 온 와인들이 분리 숙성되고 있었다. 각 오크 통 시음을 해봤더니 점토가 많은 하층 와인은 색은 충분히 짙었고 타닌은 부드러웠지만 산도는 조금 낮게 느껴졌다. 반면 석회질이 풍부한 상층부분의 와인은 색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거친 타닌과 더불어 산도가 좀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점토와 석회질이 잘 섞여 있는 중간 지점에서 수확한 것은 부드럽고 균형이 좋았으며 세련된 맛을 보여 주었다.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은은한 오크 향과 농익은 과일의 풍미가 입안 가득하게 느껴졌으며 모레이 생드니 지역 특유의 실크 같은 섬세함과 우아함이 있었다.

작은 운동장 만한 크기의 포도밭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떼루아를 음미하는 것 같았다. 900년 가까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끌로 드 따는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2009.1.20. 마로니에북스 번역)” 리스트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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