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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2017년 마무리 디너
2017년 마무리 디너 2017-12-26



몇일 전 지인들과 올해 마지막 모임을 집에서 가졌다. 각자 음식 코스 중 하나씩 준비해 오고 가능한 사람은 와인도 함께 가져왔다. 내가 집에서 준비한 것은 아무즈 부슈, 셀러드, 메인 요리 가니쉬였고 지인들이 전식으로 먹을 방어 회, 스테이크 용 고기, 치즈 그리고 케이크를 준비해왔다. 와인은 오랜만에 슐람스버그 Blanc de Blancs을 오픈해 기분 좋게 마셨는데 샴페인과 대적할 수 있는 미국 스파클링이란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다음은 지인이 가져온 Fixin 2014, Poujeaux 2010,을 마시고 올드 빈티지 루아르 레드 와인 Saumur Champigny 1999년을 마셨다. 까베르네 프랑 100%로 만든 와인데 18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산미가 아주 돋보였다. 치즈 코스에서 블라인드 시음 와인으로 셀러에 오래 보관해 두었던 Ornellaia 1998년을 디켄팅해 내놓았다. 첫 오픈 할 때부터 향긋한 향이 코끝을 스치면서 기분 좋게 느껴졌는데 모두 이탈리아 와인으로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보르도 블랜딩이니 그럴 수 있고 더더욱 올드 빈티지 였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거다. 맛있는 치즈와 함께했는데 그중 피레네 지방의 치즈와 아주 잘 어울렸다. 한해의 마지막 모임이라도 별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주변 사람들 사는 이야기, 건강이야기, 가끔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목표가 더이상 없는 것인지.. 그 중 나이가 가장 젊은 지인만이 내년 계획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삶에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공허인데 모두 어느 정도 삶에 공허감이 내재한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좋은 와인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비발디의 그 상큼하고 발랄한 음을 스스로 낼 수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 삶은 받아 들여야하지만 내부로 부터 오는 에너지를 펼칠 수 없다면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 늑대개가 동료의 부름에 묵여있던 쇠사슬을 끊고 광야로 달려나간 그 심정으로 2018년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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