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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오렌지 와인(Salipetrj) 그리고 양양의 하루
오렌지 와인(Salipetrj) 그리고 양양의 하루 2019-02-09




구정기간 서울에서 지인과 만났는데 좀 독특한 와인을 가져왔다. 오렌지 와인, 어떤 기자가 오렌지로 만든 와인이라 글을 써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는 와인이다. 모스카토 비앙코  풍종으로  보통 화이트 와인이 즙을 짜서 숙성시키는 반면 이것은 껍질과 씨를 한꺼번에 사용 양조하기 때문에 타닌이 좀 느껴지고 색도 조금 진한 편인데 약간의 자연 산화가 되서인지 붉은 기운이 돈다. 향이 좋다. 맛에선 산화된 감칠맛이 느껴지지만 내겐 큰 매력이 없었다. 다만 다른 화이트 와인과 다른 오가닉  내추럴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 있어 흥미는 있었다. 레드 와인도 한병 마셨는데  2008년산 상트네(Santenay), 10년이 된 부르곤뉴 와인인데 산미가 적절하게 살아 있어 좋았다.

다음 날엔 다시 양양으로 그리고 마치 낮선 이방인처럼 이 곳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구정에 3일 동안 서울에 다녀오고 다시 이곳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선을 오븐에 구어 전날 먹은 후 장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것은 장날에, 야채나 고기들은 속초 이마트를 이용한다. 마트까지는 여기서 16km, 차로 20분 거리다. 바다를 끼고 7번 국도를 달리다 몇 개의 낯익은 항구와 해변을 지나면 속초에 도착한다. 여러 해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낙산사를 지나 바로 만나게 되는 정암 해변이다. 해변에 몇 그루의 소나무가 장식처럼 서있고 다른 곳과는 다르게 모래와 둥글고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바다 쪽으로 돌들이 내륙 쪽으로 가벼운 모래들이 자리 잡고 있다. 단지 이들이 있어 선호하는 것은 아닌데 탁 트인 뷰와 주변에 건물들이 많지 않아 적어도 고즈넉한 시골풍의 해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보러 가는 길, 이 해변에 잠시 들려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햇볕이라도 쏟아지는 날이면 그 맑음과 신선함에 매료되고 구름이 조금 끼어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바람이 많은 날엔 흰 파도가 거칠게 다가오고 해가 넘어가는 시간엔 부드러운 색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돌들을 몇 개 주어다 침대 옆에 놓아두었다. 큰 위안이 된다. 언젠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이 돌들은 다시 제자리에 두고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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