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프랑스 와인 시음, 몸집과 섬세함?
프랑스 와인 시음, 몸집과 섬세함? 2019-06-26




와인의 섬세함과 몸집
얼마 전 서울 노보텔 호텔에서 열린 프랑스 와인 시음회에 다녀왔다. 샴페인부터 코냑, 심지어 맥주까지 다양한 알코올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빈티지는 2014,2015,2016,2017,2018년 다양했고 이보다 좀 더 오래 된 와인도 몇 선보였다. 부르곤뉴 와인 생산자는 2017년이 자신이 근래에 만든 빈티지 중에서 보디감이나 근육질 또는 진한 과일 맛을 느끼는 것보다 피노의 섬세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빈티지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음해 보니 주인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그가 선보인 그랑 크뤼 다른 빈티지는 향은 좋았지만 입안에서 느끼는 조밀함은 명성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본인의 밭이냐고 물으니 포도를 사와 자신이 양조했다고 했다.
이번엔 생떼 밀리옹 지역에서 많은 와인들을 선보였는데 특히 2015년과 2016년이 많았다. 안젤뤼스 오너가 컨설팅한 와인 중 내가 좋아하는 섬세하면서도 밀도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 있어 좋았다. 2015빈티지 중에서 생테밀리옹 와인은 멀롯을 많이 섞은 덕분인지 조금만 열어두면 충분히 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균형이 좋은 샤또의 와인은 조밀함과 더불어 입안 전체를 감쌓는, 그래서 구석구석에서 맛과 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지나치지 않은 보디감과 그 틀을 예술적으로 받쳐주고 있는 섬세한 맛과 지루하지 않은 신선함이 와인을 맛깔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시켜준다면 금상첨화..... 이런 와인을 한번 마셔보면 다른 와인들을 시음해도 다시 그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도 역시 3번이나 내가 좋아하는 부스를 찾아 계속 시음을 했다. Lirac지역 와인도 인상적이었는데 블랜딩한 품종과 빈티지가 다른 3종류를 시음하게 했다. 그 중 현재 마시기에 가장 좋았던 두 번째 와인은 무베드르를 섞은 2016빈티지로 다른 와인들에 비해 균형과 신선함이 좀 더 좋았다. 그레나쉬와 시라를 기본으로 생소나 무베드르를 더 섞어 만드는데 맛에서 미묘한 차이가 났다. 나는 생소보다는 무베드를를 섞은 와인이 매력적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와인들 중, 랑게독, 루시옹, 랑게독 루시옹등 모두 랑게독으로 통일되고 있는 과정이지만 자신들의 지역 정체성을 끝까지 살리려는 모습이 지역 이름에서 역력히 보였다. 또한 서울에 처음 선보인다는 발레 드 론지역, Nime 근처의 와인도 작은 도멘이지만 가족 경영으로 잘 만든 와인을 선보였다.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프랑스 남부 지방의 와인들은 빈티지별 특성이 예전에 비해 그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다만 여러 품종을 섞어 만들다보니 포도 각각의 특성과 품질에 의해 와인의 개성이 결정되는 경향이 심하다. 좋은 와인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포도밭을 직접 보고 양조시설과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봐야 한다. 한 생산자가 내가 와인 칼럼니스트라고 하자 자신의 와인에 대해 써달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오늘 일단 시음을 통해 어느 정도 느낌은 가졌으니 다음은 당신들의 도맨을 방문해 포도밭 환경과 양조시설도 둘러보고 와인을  직접 만드는 사람과 대화도 좀 해보고 난 후에 글을 어떻게 쓸 것인지 생각하겠다고 했다.
한 도멘의 와인을 깊이 있게 알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고 또 정확한 글을 쓸 수 있다. 옆집에 누가 태어났다고 단지 사진을 보고 그 아이의 인생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처럼 그 아이가 자라고 그 속에서 행동하는 많은 것들을 지켜 본 후예 우리는 적어도 아이의 됨됨이를 판단해 볼 수 있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만드는 환경과 농부의 마음을 알아야 한 병의 와인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와인에겐 그들만의 생명이 존재한다.

댓글 수정

Password

수정 취소

/ byte

댓글 입력

Name Password 관리자답변보기

확인

/ byte


*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