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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Bordeaux vi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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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보르도 빈티지

    매년 4월첫째 주가 되면 프랑스 보르도에는 전세계로부터 온 와인 상인들과 와인 전문 기자들로 북적이게 된다. 시음 행사 주체는 1973년에창설된 보르도 최대 협회인 유니온 데 그랑 크뤼 드 보르도(L’Union des Grands Crus deBordeaux, 일명 UGCB)와 각 지역 협회들. 보르도전역에는 10000개의 샤또들과 57A.O.C(원산지 명칭)이 있지만 이들 중 UGCB협회에가입하고 있는 7개 지역 132개 샤또와 그 외 대부분 협회가 행사동안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분위기가 좀 침체되어 작년 대비 3%정도 방문객이 줄었다고 한다. 3%는 사실 매년 16000명 정도가 이 기간에 방문하는 것을 고려하면적은 숫자지만 보르도 시장의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와인 상들이 이 3%에 속해 있어적지 않은 우려를 낳았다. 이들이 나타나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지난 2005년부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가격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었고 결국 폭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동안 참았던 시간들을 경제가 어려운 이 시점에 한꺼번에 노출되는 양상이다.전세계 와인 저널리스트 들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매년 100여명씩 와서 시음하고 그 결과를송부하던 예년보다는 많이 차분해진 느낌이었다. 물론 저널리스트 숫자도 줄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이 선물시장 시음 회에 1998년부터 매년 다니고 있는데지난 10년간 보르도에는 품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 변화는 글로벌 온난화나 와인 맛의 트랜드에서찾아 볼 수 있다. 신흥 시장에 대항하는 전통의 보르도 명산지들은2008년 빈티지를 위해 어떻게 자연에 순응해 자신들의 품질을 유지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이것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5일 동안 300여 와인들을 시음하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2008년 와인의 전반적인 품질

    2008년 빈티지는 2008년 말 수확해 와인을 만들고 있는 과정에 있는 오크 통으로부터 샘플을 병 입하여 시음 주로 선보인다. 그러므로 아직 마시기에는 적당하지 않지만 그 해의 특성들을 잘 표현하고 있으므로 향후 와인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충분히 감을 잡을 순 있다. 허나 보다 정확하기 위해서는 수 년 동안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보르도 와인의 품질은 날씨와 토양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 작년 초부터안 좋은 날씨에 대한 소식들은 이미 2008년도 품질의 빈곤함을 예견하고 있었다.필자도 공항에 도착해 마중 온 분에게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자 말을 많이 아낀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음은월요일 달콤한 와인 지역인 소테른 및 바르싹을 시작으로 페싹 레오냥, 메독 전 지역(마고,리스트락 물리스, 생 쥴리앙,포이악, 생 떼스테프) 그리고 생테밀리옹과포므롤 지역 와인 200여 병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소테른과 바르싹와인들은 작년에 비해 어느 정도 품질이 유지 되었지만 냉해 때문에 작년의 50%정 양을 잃었단다. 페싹 레오냥 지역에서는 화이트 와인이 레드 보다는 우월하게 생산되었는데 9월들어 날씨가 회복되면서 낮엔 덥고 밤엔 서늘한 경향으로 소비뇽 블랑의 감칠맛이 잘 살아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이 지역 레드 와인은 과일이 충분하게 익을 수 있는 시간이 모자란 듯 풍성함과 조밀함을 덜 느끼게 해주었다. 까베르네품종을 주로 사용하는 메독 전 지역은 전체적으로는 중간 정도와 중상 정도의 품질을 보였지만 개중에는 아주 훌륭한 품질을 보인 샤또가 더러 있었다. 여성적 맛의 대표로 여겨지는 마고 지역은 품질 면에서 뛰어난 샤또를 찾기 어려웠다. 이것은천재 양조가인 샤또 마고의 디렉터 퐁탈리에 말처럼 수확계절 날씨가 좋기는 했지만 너무 늦게 왔다는 것이다. 실제로작년보다 수확 시기가 10여일 늦어졌다. 샤또 마고에서는 이점을 인식해선지보통 두 개 년도를 비교 시음하는데 이번에는 07,06 빈티지까지 모두 선보여 시음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07까지는 시음을, 06은그냥 마시면서 음미했다. 2008년도에는 부드럽고 과일 향이 강한 메를로 보다는 만생종인 카베르네가 좋은결과를 보였다. 때문에 생 쥴리앙과 포이악 지역은 이번 해에 중상 정도의 좋은 품질을 균일하게 보여주었다. 아마도 전통적으로 이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자갈 토양이 2008년도의 어려웠던날씨를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 같다. 이 지역의 와인들은 개성과 균형을 잘 갖추고 있었으며 농밀함이입안 곳곳을 골고루 자극해 주었다. 베슈벨, 레오빌 푸와페레,샤도 바타이,린쉬 바쥬, 퐁테 카네, 피숑 와인들이 좋은 인상을 주었다. 물론 무통이나 라피트는 이들보다 한 단계위의 와인을 만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메독의 맨 위 지역인 생 테스테프는 많은 와인을 시음하지는않았지만 전체적인 품질이 중 이상으로 판단 되었고 라퐁 로쉐의 품질이 특히 돋보였다. 한편 생테밀리옹과 포므롤지역은 전통적으로 카베르네 프랑을 많이 사용하는 생테밀리옹 지역이 전반적으로 좋은 품질을 나타냈고 메를로를 사용하는 샤또들 중, 좋은 토양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는 날씨에 상관없이 최고의 품질을 보여주어 놀라움을 주었다.

    보르도 와인의 위대함

    2008년도 빈티지는 여러면에서 새로운 자연 현상을 보여준 해기 때문에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전문 연구가들의 결론은 보통 최고의빈티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되는데 개화 시기가 빠르고, 물 부족 현상이 시기별로 필요하고, 최고의 완숙을 위한 수확 시기의 좋은 날씨의 지속이 필요하단다. 2005년도는이 모든 단계가 잘 이루어진 년도고 06년과 07년의 경우는 이들 중일부만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의 경우는 개화 시기와 초기에 물 부족 현상이 없어 일찌감치 그 결과를예견할 수 있었는데 다행이 포도알의 착색시기에 물 부족 현상으로 좋은 징조를 보이다가 마지막 수확 시기에 좀 늦기는 했지만 날씨가 좋아 안도의숨을 쉰 해다. 보르도 와인(프랑스 전체도 마찬가지)에는 신세계처럼 인위적으로 포도밭에 물을 주지 않는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와인에반영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모든 빈티지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그 해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그해의 자연을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런 빈티지에 각 지역의 토양에 대한 개성을 잘 살린다면눈을 감고 와인을 마셔도 그 지역과 빈티지를 유출해 낼 수 있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20년 전 30년 전의 와인을 마시며 그 때의 자연 환경을 유출할 수 있다는것이.. 보르도 포도 나무는 물이 부족하면 좀더 아래로 뿌리를 내린다. 그래서오래된 나무일수록 물을 접할 수 있는 깊은 뿌리를 갖고 있어 다양한 층의 미네랄을 섭취해 맛이 깊어 진다. 인간이나이가 들면 깊이가 있어지는 것과 상통한다. 물론 자라는 환경(인간이라면사회)가 어느 정도 받쳐주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수 많은 와인들이생산되고 있지만 필자가 보르도 와인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보르도의 고민

    요즘 와서보르도 와인들은 지난 10년 전보다 전체적인 평균 품질은 상승되었지만 가격 또한 급격한 상승을 보였다. 이 것이 최고의 빈티지를 생산한 2005년 같은 경우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보다 못한 해에도 계속적으로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많은 애호가들과 전문 상인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2008년 빈티지가 도래하고 그 품질이 뛰어남에서 멀어지자 고민이 밀려왔다. 더군다나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 현실과 우리나라에서는 초고 강세의 유로화로 선물 시장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되자 쌓여있는 2005년과 06,07년도를 어떻게 해결할 지 어려움에 직면했다. 소문에 의하면 벌써 작은 중개상들은 문을 닫을 준비가 되었단다. 이런 시점에서 08년도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질까? 어느 정도 낮게 책정이 된다 해도 우리나라의경우 유로화 상승(40~50%)을 나중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시장이 가장 큰 시장인데 상황이 좋은 와인을 구입해 매일 마실만한 시기는 지났다고 모두 보고 있다. 앞뒤가막힌 상황에서 보르도의 선택은 어떤 것일지 필자는 궁금해 진다. 한번정도 가격 파괴가 이루어 질것인지. 이루어 진다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영국시장에서는 30~40% 이상이 되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보르도는 고개를 설레 인다. 보르도인들이 확신하는 것은 비록 어려운 빈티지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와인은 그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나름대로의 위대함에 호소하려고 하지만 10년 넘게까지 와인을 보관해줄금전적 여유를 중간상인들이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고 그 동안 이미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관되어 있는 와인들은아무 말도 없고 움직임도 없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때아닌 와인 세일이 이루어 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져 와인 소비인구가 많이 줄었고 구매층들도 좀더 싸고 최근 와인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 좋다는 2005년 빈티지도 30~40%씩 세일이다. 한편으로는 대 기업에서 와인을 직접 드려와 물량으로 승부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소규모 와인 수입상들은 어려움 속에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와인 바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고 설사 있는 와인 바도 마지막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두 너무 빠르게 대처하고 결정하는 것 같다. 지금 좋은 보르도 와인의 경우 99년도가 마시기에 적정선이다. 2003년도도 좀 열려있는 편이다. 적어도 10년에서 6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일본과 다르게 10년 이상 된 빈티지들을 와인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설사 찾는 다해도 비싼 와인들만 있을 뿐이다. 와인은 살아 있는 것이고 그래서 매력이 있는 것인데 우리의 와인리스트에는 이 매력이 느껴지질 않는다. 준비하고 보관하고 천천히 열어야 되는 것이 와인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보르도 와인으로부터 기다림의 미학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