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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일어나는 와인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은 곳입니다.
Amber or Orange wine 입문
Amber or Orange wine 입문 2022-05-18

몇 년 전 저녁식사 중 지인이 선물 받은 와인이라며 오렌지 빛의 와인을 함께 마신 적이 있다. 그 당시 지인도 그 와인의 정체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은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바로 오렌지 와인이었다. 무엇보다 기존의 와인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색이 특히 눈에 띄었다. 노랑도, 분홍도, 연어 빛도 아닌 오렌지 계열의 색이었다. 맛도 색만큼이나 독특 했었다. 화이트 와인의 풍성한 산미에 과일 향의 풍미와 뱅 존처럼 자연적으로 오래 속성시킨 맛과 향, 그리고 입안에서의 질감이 좋았고 균형이 잘 이루어진 느낌이었다. 

그 후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그 와인을 가져온 지인에게 어디서 구했는지 알아봤지만 수입상이 더 이상 수입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와 두 번째 마셔볼 기회를 가지진 못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그 맛에 대한 여운은 늘 간직하고 있었다. 


양양으로 이사와 내추럴 와인과 엠버 와인에 대한 책을 읽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그 와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관심이 깊어진 것이다. 이때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오렌지 와인에 대한 인식도가 높아져 내추럴 와인 전문 바가 생기고 심지어 작지만 오렌지 와인만을 취급하는 와인 바도 생겨나고 있었다. 그래서 얼마 전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는 친구 부부의 가게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오렌지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바로 식사 후 오렌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색은 엷은 노랑에 맛은 중간 정도의 밀도를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마시기 편안한 와인이었다. 오렌지 와인의 가장 큰 특징 중하나인 아황산염의 소량 또는 무첨가 때문인지 이미 식사하면서 레드 와인 한 병을 3명이 비운 후인데도 이 오렌지 와인 한 병을 다 마신 후에도 무리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내추럴 와인은 맛이 없다고... 그만큼 오랫동안 기존의 와인 맛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텐데 이런 분들에게 나는 좋은 오렌지 와인을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새로운 와인으로 받아 드려야 할 것이다. 청포도의 즙만으로 만들었던 화이트 와인을 오랫동안 껍질과 함께 침용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풍미와 색을 더 이끌어 내고 더불어 자연 효모의 맛과 향도 얻을 수 있게 된 오렌지 와인. 이미 수 천 년 전 조지아를 중심으로 성행했던 와인 양조 방식이 오늘날 자연주의 바람과 더불어 다시금 재인식되기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와이너리를 여행하면서 아주 가끔 유명 샤또나 작은 규모의 컬트 와인 양조장에서 오크통에 껍질과 함께 발효시킨 화이트 와인을 맛 본적이 있었는데 그 맛이 아주 기억에 남았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렌지 와인의 초기 단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었다. 오늘 오렌지 와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오래전 여행했던 와이너리들의 사진을 다시 뒤져보고 그 향과 맛의 기억으로 넘어가고 있다.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간다는 기쁨, 무엇엔가 집중할 수 있는 가치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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