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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Boreaux Vintage (Medoc 지역)

2003 Boreaux Vintage (Medoc 지역)2003 Boreaux Vintage (Medoc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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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메독(MEDOC) 지역의 2003년 와인 시음을 찾아서…. 
    날씨가 유난히도 더웠던 2003년도 여름, 프랑스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메독 지역에서는 어떤 와인을 만들어 냈을까? 이를 규명하기위해 지난 3월 29일부터 5일간 보르도 전 지역와인의 2003년도 시음 회가 있었다. 주최는 보르도 그랑 크뤼 협회( Union des Grands Crus de Bordeaux). 대상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101명의 와인 전문 기자들. 매년 협회에서 이들을 초대해 마지막 해 와인을 시음 시키고 이들로부터 결과를 기다린다. 메독 지역은 3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두 지역으로 나누어 전체 와인 시음이 있었다. 과연 2003년의 결과는 좀 특별한 것이 일을 것인지… 나 역시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했다.

    메독 지역의 2003년도 자연 환경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서 자연 환경의 조건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뼈저리게 보여준 해가 바로 2003년이다. 보르도 전체 아니 프랑스 전체가 여름동안 40도가 넘는 더위에 시달리면서 포도밭 또한 예전에 없었던 다량의 햇볕을 받게 되었던 것. 우선 포도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강우량은 2002년도 마지막 수확이 있은 후 2003년도 수확 시기까지 총 일년동안 555mm에 그쳤다고 한다. 이는 평균 강수량 850mm에 비해 300mm이상 모자란 것으로 포도들이 가뭄에 시달렸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메독 지역은 지롱드 강을 끼고 있는 조건과 포도밭의 이상적인 환경 덕분에 물 부족 현상은 덜했다고 한다. 이 것은 좋은 와인을 만드는 곳일수록 포도 나무의 평균 수령이 오래되 가뭄이 있을 경우 뿌리 스스로가 물을 찾아 아주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름 동안 작렬하는 날씨는 2003년도 빈티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햇볕은 포도를 잘 익게 함으로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되지만 이 것이 지나치면 맛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그래서 40도를 넘나드는 더위 속에서 포도에는 이 전에 맛볼 수 없었던 독특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맛의 균형(산도와 타닌)은 좋은 와인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이 균형을 잡기위해 포도밭에서 더 많은 노력이 이루어 져야 한다. 농부들은 햇볕에 포도를 알 맞게 노출 시키기 위해 포도밭에서 잎 조절 작업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때로는 역 부족 일만큼 햇볕에 노출되는 포도들은 빠르게 농익어 갔다. 결과적으로 메독 지역에서 2003년은 포도가 아주 잘 익은 해로 기억되는 동시에 수확량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포도가 농익어 알코올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아니며 평년과 같은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산도는 예년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곧 시음에서 잘 드러났다.

    AOC 마고(Margaux), 물리스(Moulis),리스트락(Listrac), 메독(Medoc)지역 시음 
    3월 30일 오전 10시부터 메독 지역의 샤또 말레스코 생 엑쉬페리(Ch Malescot St-Exupery)에 시음 소가 마련 되었다. 모두 3개의 테이블에 15명의 와인 기자가 배정 되 4개 AOC 와인 전부를 시음하게 되 있다. 이 샤또는 마고 지역의 안쪽에 위치한 작은 규모지만 포도밭은 강을 바라보는 좋은 위치에 있으며 와인은 치즈나 섬세한 붉은 고기와 잘 어울린다. 시음한 와인은 모두 28개 샤또 와인. 시음 순서는 보통 각자가 알아서 정하지만 가장 약한 것에서 풍성한 것으로 올라간다. 나는 우선 AOC 메독 와인을 시음했다. 첫 느낌은 작년에 비해 과일 향들이 풍부하다는 것. 입에서는 부드러운 타닌이 느껴졌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맛과 향이 머물러 있지는 못했다. 그러나 개중에는 균형을 갈 갖춘 와인(예: Ch La Tour de By)도 눈에 띄었다. AOC 물리스와 리스트락 경우에도 전체적인 과일 향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 차이가 있다면 강함과 약함이었으며 맛에서의 지속력이 긴 것과 짧은 정도 였다. 인상 깊었던 샤또는 Ch Chasse-Spleen과 Ch Maucaillou, 농도 짙은 자주 빛으로 향긋한 과일 향과 혀에서 느껴지는 신선함 등이 좋았다. 또한 타닌이 강했지만 입 전체를 죄지 않고 기분 좋게 느끼게 했다. Ch Clarke의 경우는 뒤쪽에서 타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큰 거부감은 없었고 향이 특히 잘 발달 되 있었다. 마지막으로 AOC 마고의 경우는  앞에서 시음한 와인들과는 한 차원 높은 것이었다. 특히 Ch Brane –Cantenac은 산도와 타닌 모두가 기분 좋은 최상의 맛을 보여 주었다. 시각적인 면에서 보다 짙은 자주 빛을 드러내고 붉은 색과 자주 빛이 아주 깊은 농도로 섞여있는 모습이었다. 또한 처음 코로 올라오는 향은 진한 과일 향과 농익은 과일 향인 반면 2002년에는 쉽게 맡을 수 있었던 스모키한 향이 거의 사라진 상태. 이는 2002년에 비해 그만큼 포도가 잘 익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내가 유일하게 과일 향과 더불어 스모크 한 향을 맡을 수 있었던 곳은 Ch du Tertre. 또한 맛에서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와인들은 Ch Giscours,Ch Kirwan 등이었다. 전체적으로 마고의 와인들은 산도가 있는 것과 타닌의 정도가 강한 것들이 많이 보였고 향은 전체적으로 진하게 올라 왔다. 샤또에 따라 산도와 타닌의 균형이 큰 과제 중 하나였다.

    생 쥴리앙(St Julian)에서 오 메독(Haut -Medoc)까지
    3월 31일 오전 나는 샤또 린슈 무싸(Ch Lynch –Moussas)로 향했다. 그 곳에서 AOC 생 쥴리앙 와인에서부터 위쪽으로 AOC 오 메독 지역까지 모두 34개의 와인을 시음하게 되 있었다. 창 밖으로 멀리 포도 밭이 보이는 곳으로 19세기 말까지 린슈 바주와 린슈 무싸는 같은 소유자였단다. 그 후 1900년 가스테자 가문이 린슈 무싸를 사들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포도밭의 배수 상황이 아주 좋아 좋은 와인을 만드는 기초가 잘 되 있는 샤또로 알려져 있다. 이 샤또에서 시음 소는 셀러 안에 마련해 놓았다. 나는 우선 오  메독 와인 시음에 들어 갔다. 이 지역은 전체적으로 두 종류 색을 보였는데 진한 자주 빛과 보라 빛의 출현이다. 또한 샤또에 따라 그 진한 정도가 차이가 있었는데 아주 진한 자주빛을 보이는 샤또(예 Ch Belgrave)와 맑은 자주 빛(예: Ch Citran)을 보이는 것이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향에서는 역시 농익은 과일 향이 많이 올라 왔지만 개중에는 많이 닫혀있는 것도 있었다. 입에서 대부분 아주 부드러운 타닌을 보여주었지만 산도는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몇 샤또는 산도와 타닌의 균형이 잘 이루어지고 구조가 잘 발달 되 입에서 느끼는 질감이 좋은 것도 있었다.(예: Ch Citran, Ch Beaumont등).
    다음으로 생 쥴리앙 와인을 시음하면서 특유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반면 산도가 많이 저하되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몇 개 샤또의 경우 산도가 강하게 느껴졌으며 구조가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예 : Ch Beychevelle, Ch Leoville Poyferre).이 지역의 전형적인 특징은 과일 향이 강함 반면 산도가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물론 타닌은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이 샤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전체적인 균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지 유난히도 농익은 과일 향이 돋보였다. 그러나 AOC 뽀이약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전체적으로 보다 강한 과일 향이 느껴지는 동시에 산도 또한 살아 난 상태. 향에서는 과일 잼에서 느낄 수 있는 압축된 향이 있었지만 타닌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강성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균형이 잘 이루어진 와인은 Ch d’Armaillac. 린슈 바쥬의 경우에는 잼 향보다는 향긋한 과일 향과 이색적으로 박하 향이 조금 감지 됐다. 타닌은 강했고 산도 또한 적당(예 : Ch Pontet-Canet). 전체적으로 이전에 시음한 지역 보다는 강성이면서 2003년도 시음 지역 중 조금 앞선 맛을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AOC 생 떼스떼프 지역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좋아진 맛과 향을 제공했다. 이 지역 특유의 거친 맛과 향이 적당하게 부드러움으로 전환 되 맛이 살아 있는 느낌을 잘 전해 주었다. (Ch Lafon-Rochet, Ch Cos Labory)

    2003년 메독 지역의 전체적인 느낌은 메를로 품종보다는 까베르네 품종을 많이 사용하는 샤또에서 맛과 향이 우위를 보였다. 이것은 지난 여름 강한 햇볕에서 가장 먼저 익는 메를로를 한 순간에 다 수확하고 그 다음 단계인 까베르네 품종으로 넘어가야 되는데 그 시간 차이가 짧았던 관계로 어느 포도가 너무 익거나 썩거나 했을 것이다. 그래서 좋은 샤또 일수록 보다 좋은 포도만을 골라내는데 많은 시간을 기울였을 것이고 그 결과는 나름대로 맛의 균형을 이룬 포도만을 사용한 양조 결과가 이번 시음에서 잘 나타났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2003년도는 82년도나 90년 같은 최고의 해가 될 수 있지만 오래 숙성하기에는 산도가 모자란다고.. 과연 그럴까? 나 자신도 200여 개가 넘는 와인들을 시음하면서 물론 이런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와인은 기다려 봐야 한다. 오늘 시음한 결과는 연말쯤 또는 내년쯤 실제로 병 입 시점에서 아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세월이 더 흘러 이 와인이 좋은 보관상태에서 유지만 된다면 지금의 타닌은 새로운 맛을 제공할 수도 있다. 2003년 메독 지역은 분명 가능성이 있는 여러 요소들을 보인 해다. 비록 자연의 햇볕이 포도 속에 너무 깊숙이 들어 앉아 농부들을 당혹하게 했지만 와인에게는 이런 변화가 있어 끌려지는 것이 있다. 그리고 단 한마디로 그 결과를 단정할 수 없어 또한 매력이 있다. 어쩌면 마치 잘 짜여진 우리들 인생처럼 기대할 수 있지만 단정할 수 없는 세월의 매력을 와인에게서 보고있는 느낌이다.